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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전 전원장치 선택법: 용량·백업시간 계산

정전은 “가끔 있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한 번만 제대로 터져도 피해가 커요. PC 작업 파일이 날아가거나, NAS/서버가 비정상 종료로 디스크 오류를 일으키거나, 매장 POS가 멈춰 결제가 지연되는 식이죠. 특히 요즘은 재택근무·홈서버·CCTV·공유기처럼 24시간 켜두는 장비가 늘면서 무정전 전원장치가 더 이상 기업 전용 장비가 아니라 생활형 안전장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려고 보면 “몇 VA면 되지?”, “몇 분 버텨야 해?”, “배터리 용량은 어떻게 계산해?” 같은 질문이 연달아 나옵니다. 오늘은 스펙표를 보고도 헷갈리지 않도록, 용량(출력)과 백업시간(런타임)을 직접 계산하는 방법까지 친근하게 풀어볼게요.

정전이 가져오는 비용: 왜 준비가 필요한가

전원이 갑자기 끊길 때 문제는 “꺼진다”가 아니라 “꺼지는 과정이 망가진다”는 데 있어요. 저장장치는 쓰기 작업 중단으로 파일시스템이 손상될 수 있고, 네트워크 장비는 재부팅 후 설정이 꼬이거나 펌웨어 손상 사례도 종종 보고됩니다. 소규모 사업장에선 POS/키오스크가 멈추면 매출 손실로 바로 이어지고요.

참고로 전원 품질(정전·순간전압강하·서지)은 IT 장비 장애의 흔한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전기 품질 관련 연구와 산업 보고서들(IEEE 계열 전력품질 자료, 제조/데이터센터 운영 리포트 등)에서도 “짧은 순간의 전압 강하(sag)나 순간 정전이 예상보다 큰 운영 중단 비용을 만든다”는 취지의 분석이 반복돼요. 핵심은 간단합니다. 정전은 짧아도, 복구는 길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무정전 전원장치가 해주는 일(오해 정리)

많은 분들이 “UPS는 전기가 끊기면 잠깐 켜주는 배터리”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전원 품질을 다듬는 역할도 중요해요(제품 타입에 따라 차이 있음).

  • 정전 시 배터리로 즉시 전환해 시스템이 꺼지지 않게 함
  • 전압 변동(과전압/저전압)에 대응(라인인터랙티브/온라인 방식에서 특히 유리)
  • 서지/낙뢰성 스파이크에 대한 1차 보호(단, 완벽한 낙뢰 보호는 별도 서지보호기 권장)
  • 서버/NAS는 안전 종료 시간을 벌어 데이터 손상 위험을 크게 낮춤

UPS 종류부터 고르기: 오프라인·라인인터랙티브·온라인

용량과 백업시간 계산 전에, “어떤 타입이 내 상황에 맞는지”를 먼저 잡아두면 시행착오가 확 줄어요. 가격과 성능, 전원 품질 대응 수준이 달라지거든요.

오프라인(스탠바이) 방식

평소에는 상용전원을 그대로 쓰다가, 정전 감지 시 배터리로 전환하는 방식이에요. 비교적 저렴하고 가정용 PC, 공유기 등 기본 용도에 많이 쓰입니다. 다만 전환 시간(수 ms~수십 ms)이 있어 아주 예민한 장비에는 부적합할 수 있어요.

라인인터랙티브 방식

전압이 들쭉날쭉한 환경에서 강점이 있어요. AVR(자동전압조정) 기능으로 배터리 소모를 줄이면서도 전압을 보정해주는 제품이 많습니다. SOHO, 소형 서버실, 매장 장비에 많이 선택돼요.

온라인(더블 컨버전) 방식

상시로 AC→DC→AC 변환을 거쳐 깨끗한 전원을 공급합니다. 정전 시 전환 시간이 사실상 ‘0’에 가깝고, 전원 품질이 가장 안정적이에요. 대신 가격·발열·소음이 올라가고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 데이터센터/의료/산업 장비처럼 “절대 꺼지면 안 되는” 환경에 주로 씁니다.

  • 집/사무용 PC·공유기: 오프라인 또는 라인인터랙티브
  • NAS·소형 서버·POS: 라인인터랙티브 이상 권장
  • 민감한 장비·중요 서버: 온라인 방식 고려

용량 계산 핵심: VA와 W의 차이부터 잡기

UPS를 보면 1000VA, 1500VA 같은 표기가 먼저 눈에 들어오죠. 그런데 실제로 중요한 건 “내 장비가 몇 W를 쓰는지”예요. UPS는 보통 VA(피상전력)W(유효전력)를 모두 제한으로 갖고, 실제로는 둘 중 낮은 쪽이 병목이 됩니다.

왜 VA가 더 크게 보일까: 역률(PF) 개념

간단히 말해 W = VA × PF(역률) 입니다. UPS가 1500VA라고 해도 PF가 0.6이면 900W가 한계가 되는 식이에요. 요즘은 PF 0.9~1.0에 가까운 모델도 많지만, 저가형은 0.6~0.7대도 흔합니다.

  • 예: 1000VA, PF 0.6 → 최대 600W
  • 예: 1000VA, PF 0.9 → 최대 900W

내 장비 소비전력(W) 확인하는 현실적인 방법

스펙 시트의 “정격 소비전력”이 가장 깔끔하지만, 실제 사용과 다를 수 있어요(특히 PC는 부하에 따라 크게 변동). 가능하면 실측이 좋습니다.

  • 콘센트형 전력측정기(와트미터)로 평소/최대 부하를 측정
  • PC는 게임/렌더링 등 최대 부하 상황도 한 번 측정
  • NAS/서버는 디스크 동작(스핀업) 순간이 피크가 될 수 있음
  • 모니터, 공유기, 스위치, 외장하드 등 “빠뜨리기 쉬운 부하”도 합산

권장 여유율: 딱 맞추면 왜 위험할까

UPS는 100% 부하로 계속 쓰면 배터리 전환 시 안정성이 떨어지거나 경보가 울고, 런타임도 급감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향후 장비 추가 가능성도 있죠. 그래서 보통 20~30% 여유를 권합니다(중요 장비면 더).

  • 일반 환경: 계산된 W의 1.2~1.3배 용량 확보
  • 피크 변동 큰 PC/워크스테이션: 1.3배 이상 권장
  • 모터/프린터/히터류: UPS에 연결 비권장(돌입전류/발열 문제)

백업시간(런타임) 계산: 배터리 Wh로 접근하면 쉬워요

백업시간은 결국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Wh)를, 내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W)으로 나눈 값”이에요. UPS 배터리 스펙은 보통 V(전압)와 Ah(용량)로 표기되니, 이를 Wh로 바꾸는 게 첫 단계입니다.

기본 공식(현실 보정 포함)

배터리 에너지(Wh) = 배터리 전압(V) × 배터리 용량(Ah)

하지만 UPS는 인버터로 AC를 만들면서 손실이 생기고, 배터리를 끝까지 다 쓰지 않도록 컷오프가 걸리며, 노후화도 진행돼요. 그래서 “이론값”에 효율 계수를 곱해 현실값을 잡습니다.

실사용 가능 에너지(Wh) ≈ V × Ah × η

여기서 η(효율/가용률)는 보수적으로 0.6~0.8 정도로 잡으면 안전합니다(제품 품질, 부하율, 배터리 상태에 따라 달라짐).

런타임(시간) ≈ (V × Ah × η) / 부하(W)

예시 1: 공유기+ONU+스위치(소형 네트워크)

가정/소형 사무실에서 정전 때도 인터넷만 살리고 싶은 경우가 많죠.

  • 부하: 공유기 10W + ONU 8W + 스위치 12W = 30W
  • UPS 배터리: 12V, 9Ah(일반적인 소형 UPS에 흔함)
  • η = 0.7 가정

배터리 Wh = 12×9 = 108Wh

실사용 Wh ≈ 108×0.7 = 75.6Wh

런타임 ≈ 75.6/30 = 2.52시간 → 약 2시간 30분 전후

이 정도면 “짧은 정전+통신 유지” 목적에 꽤 든든합니다.

예시 2: NAS(60W) + 공유기(10W) + 스위치(15W)

  • 부하 합: 85W
  • 배터리: 24V, 9Ah(12V 배터리 2개 직렬 구성인 경우가 많음)
  • η = 0.65 가정(부하가 더 크면 손실이 늘 수 있어 보수적으로)

배터리 Wh = 24×9 = 216Wh

실사용 Wh ≈ 216×0.65 = 140.4Wh

런타임 ≈ 140.4/85 = 1.65시간 → 약 1시간 40분 전후

NAS는 “오래 버티기”도 좋지만, 사실 핵심은 정전 감지 후 안전 종료예요. 대부분 5~15분만 확보해도 데이터 손상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예시 3: 데스크톱 PC(평균 250W, 피크 450W) + 모니터(30W)

PC는 평균만 보고 고르면 실패하기 쉬워요. 게임/렌더링 순간 피크가 튀면 UPS가 과부하로 꺼질 수 있거든요.

  • 평균 부하: 280W
  • 피크 부하: 480W
  • UPS는 최소 피크를 견딜 수 있는 W 용량 확보 필요

또한 PC는 “계속 작업”보다 “저장 후 종료” 목적이 많으니, 5~10분만 확보해도 체감이 큽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대용량 배터리보다 과부하 없이 버티는 출력 용량이 우선이에요.

현장 선택 체크리스트: 스펙표에서 꼭 봐야 할 것들

계산을 해도, 제품마다 구현이 달라서 “스펙표에서 뭘 확인해야 하는지”가 마지막 관문이에요. 아래 항목은 구매 전 꼭 확인해보세요.

1) 정격 W(유효전력) 표기 여부

VA만 크게 적고 W는 작게 숨기는 경우가 있어요. 반드시 정격 W를 확인하고, 내 부하의 여유율까지 포함해 커버되는지 보세요.

2) 런타임 차트(부하별 백업시간) 제공 여부

좋은 제조사는 “50% 부하에서 몇 분, 100% 부하에서 몇 분” 같은 표를 제공합니다. 배터리만으로 계산한 값보다 이 표가 더 현실적이에요.

3) 배터리 교체 난이도와 비용

UPS는 배터리가 소모품입니다. 일반적으로 납산 배터리는 사용 환경에 따라 2~5년 사이 교체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요(고온이면 수명 단축). 그래서 처음부터 교체가 쉬운 구조인지, 호환 배터리 수급이 되는지 체크가 중요합니다.

  • 사용자 교체 가능(툴리스/전면 교체) 여부
  • 배터리 규격(예: 12V 7Ah, 12V 9Ah 등)과 개수
  • 정품/호환 배터리 가격대

4) 소음, 발열, 설치 환경

라인인터랙티브/온라인 UPS는 팬이 상시 또는 조건부로 도는 경우가 있어요. 침실·서재에 둘 거면 소음이 민감 포인트가 됩니다. 또한 배터리는 열에 약해서 통풍이 중요해요.

5) 통신 기능(USB/시리얼/SNMP)과 자동 종료

NAS나 서버는 UPS와 연결해 정전 시 자동 종료를 걸어두면 안정성이 확 올라갑니다.

  • USB 케이블로 PC/NAS에 신호 전달 가능한지
  • Synology/QNAP 등 NAS에서 호환되는지
  • 여러 대 서버를 관리하려면 SNMP 카드 지원 여부

6) 파형: 정현파 vs 유사정현파

액티브 PFC 파워서플라이(대부분의 최신 PC 파워)가 달린 장비는 유사정현파에서 소음/발열/호환 이슈가 생기는 사례가 있어요. 가능하면 정현파 출력이 마음이 편합니다(특히 PC, NAS, 민감 장비).

상황별 추천 설계: “얼마나 버틸지”를 목적에 맞추기

백업시간은 길수록 좋지만, 비용과 크기가 같이 커져요. 그래서 목적을 먼저 정하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목적 1) 작업 저장 후 종료(5~10분)

가정/사무용 PC는 “정전에도 계속 일하기”보다 “저장하고 안전하게 끄기”가 현실적인 목표인 경우가 많습니다.

  • 우선순위: 출력 용량(W) 여유 확보 & 정현파 여부
  • 백업시간: 5~10분이면 충분한 경우 많음
  • 팁: 모니터까지 연결하면 런타임이 줄어드니 꼭 필요한 화면만 유지

목적 2) NAS/서버 데이터 보호(10~30분)

NAS는 자동 종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디스크가 여러 개인 NAS는 순간 피크가 있을 수 있어요.

  • 우선순위: USB 통신/호환성 + 배터리 상태 알림
  • 백업시간: 10~30분이면 “안전 종료 + 짧은 정전” 대응에 적절
  • 팁: NAS에 UPS 신호를 연결하고 “정전 후 N분 뒤 종료”로 설정

목적 3) 통신 유지(1~3시간)

정전 때도 인터넷·CCTV만 살리고 싶다면 부하를 최소화하는 설계가 효율적이에요.

  • 우선순위: 저부하 효율과 배터리 Wh
  • 백업시간: 공유기/스위치만 물리면 생각보다 오래 감
  • 팁: PC까지 같이 물리면 런타임이 “순식간에” 줄어듭니다

목적 4) 매장 POS/키오스크(15~60분)

결제 시스템은 멈추면 곧바로 운영 리스크로 이어져요. 순간 정전에도 재부팅 없이 버티는 쪽이 중요합니다.

  • 우선순위: 라인인터랙티브 이상 + 안정적인 전압 보정
  • 백업시간: 15~60분(상황에 따라)로 “정전 중 결제 마무리” 목표
  • 팁: 영수증 프린터(히터/모터)는 UPS에 연결 시 과부하 원인이 될 수 있어 분리 검토

마지막 점검: 설치·운영 팁과 흔한 실수

좋은 제품을 골라도 설치/운영에서 실수하면 효과가 반감돼요. 실제 사용자들이 자주 겪는 포인트를 모아봤습니다.

흔한 실수 1) 멀티탭에 멀티탭, 과부하 누적

UPS 출력에 멀티탭을 써도 되긴 하지만, 어느 순간 장비가 늘어나면서 과부하가 되기 쉬워요. 가능하면 “UPS에 연결한 장비 목록”을 메모해두고, 정기적으로 소비전력을 점검하세요.

흔한 실수 2) 배터리 방치로 수명 단축

납산 배터리는 온도에 민감해요. 통풍이 안 되는 곳, 뜨거운 장비 옆, 직사광선 아래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장기간 미사용 보관 시에도 관리가 필요할 수 있어요(제품 매뉴얼 권장사항 확인).

흔한 실수 3) “정전 때 얼마나 가는지” 테스트를 안 함

구매 후 한 번은 실제로 전원을 뽑아(안전하게) 런타임과 알림 동작을 확인해보세요. 특히 NAS/서버는 자동 종료가 제대로 걸리는지 테스트가 중요합니다.

  • 부하를 실제 사용 환경과 동일하게 구성
  • 정전 시 경보/알림(앱, 이메일 등) 확인
  • 자동 종료/재부팅 시나리오 점검

핵심 정리: 계산은 단순하게, 선택은 목적에 맞게

무정전 전원장치를 고를 때는 “큰 숫자(VA)”만 보지 말고, 내 장비의 실제 소비전력(W)과 목적(몇 분/몇 시간 버틸지)을 먼저 정하면 훨씬 쉬워요.

  • 용량은 VA가 아니라 W 한계를 먼저 확인하고 20~30% 여유를 두기
  • 백업시간은 Wh(=V×Ah)로 환산한 뒤 효율(0.6~0.8) 보정해서 계산하기
  • NAS/서버는 런타임보다 USB 통신과 자동 종료가 체감 가치를 크게 올림
  • 정현파, 배터리 교체성, 런타임 차트, 소음/발열 같은 “운영 요소”까지 체크하기

이 흐름대로만 접근하면 “괜히 큰 거 샀다/작게 샀다” 후회가 확 줄어듭니다. 원하시면 댓글용으로 쓸 수 있게, 장비 목록(PC 사양, NAS 모델, 공유기/스위치 등)과 목표 백업시간을 알려주면 계산 예시를 여러분 환경에 맞춰 더 구체적으로 맞춰드릴게요.